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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춘 천 분 지 종 주

류산(遊山) 2012. 9. 10. 10:04
     아름다운 물의 도시 춘천을 휘감는 환상의 환상 종주

춘천은 아름답다.

북한강과 소양강 두 물줄기가 널찍이 합류하면서 생긴 수변도시 춘천 분지는 물동이 형상의 전두리라고 할 수 있는 산등성이에서 내려다볼 때 그 아름다움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난다.

춘천 의암댐을 건너기 직전 옛 경춘국도 호수절벽 밑에 있는 인어상 아가씨와 눈 맞춤을 한 뒤 드름산(357m) 산행을 시작한다. 자잘한 참나무가 우거진 비탈길을 30분 이상 치오르자 비로소 산등성이다. 바위절벽 소나무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의암호의 붕어섬을 시작으로 멀리 봉의산을 중심한 춘천 시가지 풍경이 장관이다. 의암호 절경에 취해 산등성이를 따라 봉우리 몇 개를 넘자 드름산 정상이다. 아래 길게 누운 향로봉 너머로 춘천 시가지가 겨울 햇살 속에 오롯이 잡힌다.

“내가 드름산 정상”이라 우겨댈 만큼 정상과 높이 차이가 나지 않는 봉우리를 지나 조금 내려온 옴팍한 안부에 등산로 표지판이 있다. 왼쪽으로 내려가면 칠전동 대우아파트이고, 그대로 치오르면 의암리다. 의암리 방향으로 꽤 높아 보이는 두 번째 봉우리가 349m의 모오리봉이다. 모오리봉 정상에서 앞에 보이는 봉오리를 향해 직진하면 의암리 의암댐 관사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모오리봉 정상에서 왼쪽 비탈길을 타고 내려가 신동면 금병산으로 이어지는 모리정미소에 이르는 산행 길이 제대로 된 코스다. 의암호에서 드름산과 모오리산을 넘어 모리정미소까지는 여유 있는 걸음으로 3시간 반 정도 걸리며 구간을 나눌 수 있다.

옛날 병사들이 진을 쳤던 산이라 하여 진병산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금병산은 수종이 다양하고 흙이 많은 육산이라 걷기 매우 편해 네 계절 어느 때고 등산하는 즐거움이 크다. 금병산 능선길은 산 전체를 굽어보며 걷는 맛이 있다. 소설 ‘만무방’에 송이 따먹는 이야기가 있듯 지금도 금병산 산등성에는 송이밭이 있음직한 고목 송림이 울울하다. 10여 년 전만 해도 산 정상은 상수리나무와 자작나무숲이 무성했지만 지금은 산불감시탑을 세우느라 민둥산이 되어 춘천분지를 사방으로 둘러보기에 좋다.

정상에서 왼쪽 능선을 타고 내려가는 ‘동백꽃길’은 ‘금따는콩밭길’과 만나는 갈림길에서 직진하면 산지기 시인이 가꾸는 산국농장을 통해 김유정문학촌으로 내려갈 수 있어 김유정역을 이용하는 등산객들한테 인기가 있다. 산 정상에서 헬기장을 거쳐 긴 능선을 타고 원창고개 마루턱에 이르는 ‘봄·봄길’은 수리봉을 거쳐 대룡산 정상에 오를 등산객들의 마음 설렘만큼이나 발길이 가볍다. 금병의숙에서 시작해 오른쪽 산등성을 타고 원창고개 마루턱으로 내려가는 금병산 종주는 여유 있는 걸음으로 3시간 정도 걸리며 구간을 나눌 수 있다.

금병산대룡산 줄기 사이에 숨은 듯 솟은 봉우리가 수리봉(644.9m)이다. 수리봉 종주는 원창고개 정상의 ‘명부정사’란 표지판이 있는 지점에서 400여m 안쪽으로 들어간 지점의 묘지 곁 돌계단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국도 옆 등산표지판에서 오를 경우 자칫하면 군사보호시설에 막혀 길을 헤맬 수도 있다. 능선으로 올라가면 왼쪽 시가지 쪽은 키 자람이 엄청난 낙엽송이, 능선 왼쪽으로는 잣나무 숲이 울울하다.

능선을 타고 30분쯤 오르자 왼쪽 비탈에 사암리 매내미에서 올라오는 등산로 나무 계단이 보이고 바로 그 지점에 네모로 쌓은 나지막한 돌탑 하나가 보인다. 다시 30여분 쯤 오른 능선, 꽤 큼직한 바위 밑에 작은 무덤 하나가 있다. 산 정상 조금 못 미친 능선 오른쪽 원창리 쪽 산비탈은 뭔가 개간할 목적으로 나무를 벤 듯 온통 민둥산이라 바라보기가 사뭇 민망스러웠다.
안개 탓인가, 산 정상에 선 감동이 별로라 곧장 내리막 능선을 탔다. 정상에서 직진으로 내려오다 보니 뭔가 수상쩍어 되돌아 오르니 아니나 다를까, 정상 20여m 아래 왼쪽 나뭇가지에 등산 표지기 여럿이 걸렸다. 자칫하면 원창리 응봉(758m) 쪽으로 빠져 헤맬 뻔했다.

‘강원도청 공무원 복지 조림지’부터 임도를 타고 한참 내려오자 군부대삼거리 아스팔트 길이다. 원창고개에서 군부대삼거리까지 여유 있게 2시간 정도 걸린다.

사암리 군부대삼거리에서 보이는 산자락의 공군부대 기지는 가파른 산 절벽을 끼고 마치 유럽의 성곽처럼 천연 요새를 이뤘다. 그곳까지 뻗어 오른 콘크리트길은 어디서부터인가 대룡산 정상으로 오르는 임도로 바뀐다. 그러나 지루하고 멋없는 임도보다는 삼거리에서 곧바로 산으로 치올라야 대룡산 종주가 될 터. 40여 분 넘게 치오르다 보면 지뢰지대를 알리는 표지판 두 개와 철조망이 가로막는다. 다소 긴장하며 철조망을 조금 비껴 오르자 곧바로 눈 덮인 임도다. 임도를 따라 20여 분 걸으면 고은리 소류지에서 시작하는 산행길 막바지 나무계단이 보인다. 여기서 임도를 버리고 산길로 15분쯤 오르면 대룡산(899.3m) 정상이다.

깃대봉이라고도 불리는 대룡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춘천 시가지 풍경이 경이롭다. 대룡산 정상 전망대 주변은 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철쭉을 심었다. 정상 바로 밑에 춘천MBC 송신탑이 서 있다. 임도가 다시 거두리 쪽으로 구불구불 이어진다. 그러나 대룡산 산행의 참맛은 정상에서부터 능선을 타고 헬기장을 거쳐 명봉(643.3m)에서 느랏재에 이르는 코스다. 육산이라 걷기도 좋지만 봄이면 산철쭉에 삼지구엽초 등 산야초를 만나는 기쁨에다 누리대(누룩취) 산더덕 두릅 등 산나물 뜯는 즐거움도 꽤 클 터. 좀 고되다 싶으면 대룡산 정상에서 내려오다 ‘대룡산삼림욕장’ 송림을 통해 하산하는 방법도 있다. 느랏재에는 터널이 지나며 임도를 따라 도로로 내려설 수 있어 구간을 나눌 수 있다. 사암리 군부대삼거리~대룡산~명봉~느랏재까지 여유롭게 4시간 정도 걸린다.


▲ 1 대룡산에서 느랏재로 이어진 길의 잣나무숲 길. 2 드름산 전망대에서 본 의암호 풍경. 삼악산에서 본 의암호와 다른 맛이 있다.3 향로산에서 본 춘천시 전경. 춘천이 왜 분지인지 알려주는 풍경이다. 4 드름산에서 본 금병산 줄기.
느긋한 걸음으로 넘으니 소양강이 있었네

고갯길이 높고 험해 느릿느릿 올라야 한다는, 느랏재에 이르면 ‘세월교까지 8.3km’라는 이정표가 있다. 왼쪽의 완만한 능선을 타고 올라간다. 30분쯤 능선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표고 698m, 산불감시탑 철조망에 ‘소양산’이란 표시가 보인다. 뒤돌아보니 대룡산 뒷자락의 응봉과 연엽산이 위용을 자랑하고 오른쪽으로는 봉의산을 중심한 춘천 시가지가 우두별 물길과 맞닿아 과연 물의 도시다운 풍광이다.

능선길은 온통 껍질 골이 깊은 굴참나무며 상수리나무 등 참나무 고목들이 울울해 가을이면 길가에 차를 세우고 도토리를 주우러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664m봉에서부터 계속 내리막이지만 여러 개의 봉우리에 오를 때마다 좌우로 조망되는 춘천시가지와 소양댐 수몰 골짜기 풍경이 좋아 발길이 더딜 수밖에 없다.

느랏재에서 세월교 쪽으로 내려는 긴 산길은 손아귀를 둥글게 펼친 형세로 춘천분지의 동북쪽 울타리다. 능선 안부 몇 곳에 지내리로 내려가는 표지판이 붙어 있지만 소양강과 만나기 위해서는 직진해야 한다. 

이 코스 산행의 큰 즐거움은 소양댐이 내려다보이는 지점(빙산)에서 곧바로 왼쪽 능선을 타고 내려오며 햇빛에 반짝이는 소양강 물줄기를 바라보는 일이다. 눈이 더 맑아지고 머리가 개운한 것은 소나무군락이 내뿜는 피톤치드 때문일 터. 춘천 근교에서 이만큼 송림이 우거진 곳도 흔치 않다. 이 등산로 중 월곡리 뒷산 후봉까지는 월곡리와 지내1,2,3리 네 개 마을이 종합개발사업 권역으로 지정받기 위해 만든 곳이라 마을 사람들의 관심이 듬뿍 담겼다.

세월교 조금 못미친 지점에서 왼쪽길로 내려와 야트막한 고개 하나를 넘으면 우리나라에 단 하나뿐인 옥광산, 월곡리 금옥동계곡 춘천동면연옥광산에서 백옥 씻어낸 물로 사우나를 할 수 있다. 느랏재터널에서 여유롭게 걸으면 4시간 정도 걸린다.

세월교를 건너 샘밭 마지기 마을 뒷산이 마적산(馬蹟山·605.2m)이다. 옛날 대마 농사를 많이 짓던 데라 하여 마작산(麻作山)이라 불리기도 했다 하며, 어딘가에 장수 말 발굽 자국이 찍혀 있는 바위가 있었다는 데서 유래한 산 이름 전설이 있다. 마적산 오르는 길은 상천초교와 동원학교 뒤쪽 청국장 전문식당 ‘풀내음’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누군가의 손길에 의해 쌓인 꽤 높은 돌탑을 지나 조금 더 오른 산봉우리에 마적산 표고가 적힌 비석이 있다(‘풀내음’에서부터 1시간 30분). 마적산은 정상 이후 나타나는 능선의 연봉들이 더 높다. 정상의 표지석이 없다면 많이 혼란스러웠을 터. 정상에서 30분쯤 올라가면 산길을 뚝 잘라 길을 내다 만 폐도가 난다. 여기 폐도까지를 마적산으로 봐야 옳을 듯싶다.

지금은 청평사 뒷산을 오봉산이라 부르지만 예전에는 청평산 혹은 경운산이라 불린 기록이 보인다. 실제로 마적산이 끝난 폐도에서부터 시작되는 경운산은 산행 표지판에만 그 이름이 있을 뿐, 엇비슷한 연봉 어디에도 경운산 정상 표지석이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등산객은 산행 표지판이 여러 개 있는 삼거리의 785.6m봉을 경운산 정상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눈짐작으로는 전혀 구분이 안 되는 경운산 정상(794m)은 여기서 400m를 더 올라야 만날 수 있다.

경운산 정상 근처 절벽에서 건너다보이는 오봉산(779m)과 부용산(882m)의 위용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남성적인 부용산이 너른 어깨로 기암괴석의 아기자기한 오봉산을 뒤에서 지긋이 끌어안고 있는 형상이야말로 사랑 나누기 바로 그 모습이다. 경운산 산행의 가장 큰 보람은 마적산 끝 폐도에서 시작해 치오르는 경운산 8부 능선쯤에 있는 대여섯 그루의 노송과의 만남이다. 두 아름이나 되는 노송들은 수백 년 풍상을 견뎌낸 위용이 기막히다.

오봉산과 배후령으로 길이 갈리는 산불감시탑에서 잠시 청평사 계곡을 내려다본 뒤 곧바로 왼쪽 가파른 길로 내려오니 배후령이다. 천전리 ‘풀내음’에서 배후령 정상까지 8.4㎞다.
 
 
소양강 · 자양강, 우두벌판 옛 맥국의 기백으로 흘러

배후령은 춘천에서 양구 쪽으로 통하는 유일한 관문으로 오봉산에 연결되는 지점이라 등산객의 발길이 잦다. 배후령 휴게소에서 764m봉을 거쳐 삼한골 그 안쪽으로 성곽처럼 둘러친 산 능선을 멀리 돌아 치오르게 되는 수리봉(654m) 정상까지 7.8㎞의 산행 길은 환상의 등산코스다. 몇 군데 가파른 곳이 있지만 내리막 능선이 완만하고 곳곳에 우두벌판과 분지 한가운데 연꽃처럼 떠 있는 춘천의 진산 봉의산 등 춘천 분지의 풍광을 내려다보는 기암괴석 조망대에 설 때마다 탄성이 터진다.

배후령에서 1시간 20분쯤 오르면 삼각점이 있는 산봉우리에 누군가 베어진 참나무 밑동에 적어놓은 767.6m란 표시가 있다. 약 30분쯤 더 오르면 764m봉이다. 용화산 4.3㎞, 수리봉 4.5㎞라는 이정표가 서 있다. 능선에서 보는 마적산과 경운산의 위용이 새삼스럽다. 마적산 그 아래 유포리 저수지가 거울처럼 햇빛을 반사한다. 욕심쟁이 부자 영감의 전설을 담고 있는 아침못 저수지가 한때는 우두벌판의 젖줄이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삼한골 골짜기를 왼쪽에 두고 발산리 뒷산 수리봉에 이르기 위해서는 가파른 산봉우리 한 개를 좀 힘들게 넘은 뒤 곧바로 정상 오름길로 치달아야 한다. 수리봉 정상에 서면서 터지기 시작하는 탄성은 드넓은 우두벌 초록 들판의 광활함 때문일 터.

우리나라 산 이름 중 가장 흔한 것이 수리봉이다. 금병산과 대룡산 중간쯤에도 수리봉이 있다. 발산리 뒷산 수리봉은 물이 이롭게 쓰인다는 수리(水利)란 한자 표기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수리봉은 그 산의 형세가 매나 수리를 닮았다는 데서 유래한 것이 많다. 서너 개의 연봉을 거느린 수리봉 산록완사면에는 발산리 산천리 유포리 지내리 등의 취락이 발달되어 있고 샘밭, 새청벌, 새밑, 아침못, 소슬뫼 등 새벽 혹은 새로움이란 뜻을 품음직한 지명이 많음으로써 이곳이 바로 옛 맥국의 도읍지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수리봉 정상에서 새미고개까지 3.4km. 정상 근처에서 발산리 쪽으로 빠지는 양통고개로 내려가는 길과 춘천댐 쪽으로 직진하는 갈림길이 있다. 종주를 위해서는 그대로 곧바로 나아갈 것. 정상에서 한참 내려오면 헬기장이 있고 그곳에서 북쪽으로 바라보면 용화산이, 남쪽으로는 우두벌판과 봉의산을 중심으로 한 춘천분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헬기장에서 곧바로 내려가면 고탄 고성리에 이르게 되고 20여m 지점에서 왼쪽 내리막길로 들어서야 헬기착륙장 두 곳을 거쳐 고탄으로 넘어가는 새미고개다. 배후령에서 새미고개까지 11km 남짓, 여유롭게 5시간 정도 걸린다.

세미고개에서 고탄 쪽으로 약 20m 내려간 곳에 안내판이 있지만 숲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다. 군 작전용 통신줄 두 가닥이 능선을 따라 계속 뻗어 있어 그 줄만 잃지 않고 계속 따라가면 된다. 세미고개에서 565m봉(삿갓봉)과 수청령을 거쳐 용화산 차도(불교연수원 입구)까지 5.5㎞의 산행 길은 고만고만한 봉우리 스무 개 가까이를 오르내려야 한다. 산 능선 바른쪽 사북면 고탄 · 고성리 쪽은 어느 곳이나 깎아지른 절벽이라 자연 요새다. 여러 개의 봉우리 중 고탄 쪽을 향해 포효하고 있는 깃털 긴 사자 형상의 바위가 인상적이다.

수청령(물푸레고개)은 아래쪽에 호수절벽이 생겨 고갯길이 가뭇없다. 다만 수청령 고갯마루턱이라고 할 수 있는 지점에 산행 안내 표지판이 있다. 불교수련원 입구 용화산 가는 차도까지 1.5km를 더 내려가야 한다. 그러나 산행 마지막 지점쯤에서 자칫 통신줄을 잃고 직진하게 되면 고탄 하떼둔지 쪽으로 빠질 우려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경기도 화악산에서 동남쪽으로 뻗어 내린 가덕산 몽덕산 북배산 계관산 줄기는 동서 양쪽으로 모두 골이 깊어 물이 많다. 춘천댐 매운탕골에서 치오르는 삿갓봉(716m)도 꽤 깊은 골짜기까지 청량한 물소리를 들으며 산행을 할 수 있어 여름 산행지로 그만이다. 매운탕 골목 안쪽 산불감시초소 옆에 ‘삿갓봉 2.5km 가덕산 5km, 북배산 7.5km’란 첫 이정표가 나온다. 삿갓봉으로 가파르게 치오르기 직전의 안부에 정상까지 0.9km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이 지점부터 시작되는 오월리 수렵장의 철책만 따라 오르다보면 정상이다.

삿갓봉은 뽐내는 기세를 전혀 찾을 수 없는, 수더분한 마을 아주머니의 펑퍼짐한 젖가슴 같은 모습으로 등산객을 맞는다. 그러나 산불감시탑이 서 있는 근처에서 좌우사방으로 내려다볼 수 있는 춘천 분지의 조망만은 결코 이만한 데가 더 없을 터. 탁 트인 시야에 화악산 용화산에서부터 동남쪽으로 대룡산 금병산 삼악산 등 춘천분지를 감싸고 펼쳐지는 풍경이 그대로 열두 폭 병풍이라 발길이 쉬 떨어지지 않는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오면 곧바로 오월리 쪽에서 서상리 퇴골 저수지에 이르는 임도가 나타나는데 가덕산 산행은 그 임도가 아닌 폐쇄된 철문 옆 나무 널판 계단으로 올라가 다시 이어지는 철책을 따라가야 한다.

가덕산(858.5m) 산행의 장관은 몽덕산부터 시작해 북배산 계관산까지 20m의 폭으로 만리장성처럼 펼쳐진 방화선 억새밭이다. 가덕산부터는 가평 쪽에서 오르는 등산로와 그 이정표가 잘 정비돼 있지만 춘천 쪽 탈출로는 다니던 길마저 찾기가 어려워 이정표 정비가 절실하다.

춘천 분지 산행 중 춘천 시가지가 그림처럼 내려다보이는 산봉우리가 어디 한 둘이겠는가마는 춘천 분지를 둘러선 여러 산봉우리 중 최고 전망대는 계관산(鷄冠山)이다. 춘천 시가지에서 가장 먼 서남쪽 계관산 정상에서 멀리 바라다 보이는 물빛 찬란한 춘천 경치야말로 선경 중의 선경이다. 가평 쪽에서 계관산에 올랐던 등산객이 멀리 보이는 춘천의 풍경에 홀려 예정에도 없었던 춘천 쪽 하산길로 들어섰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전해진다.

계관산 정상에서 6.6km, 서남쪽 능선을 타고 내려오면 석파령 고갯마루다. 쇠파령이라고도 불리는 석파령은 삼악산을 낀 북한강 줄기를 따라 뚫린 경춘국도가 생기기 전까지 서울과 춘천을 오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석파령 고갯마루에 세워진 이정표에는 ‘삼악산 2.8㎞, 청운봉 1.6㎞’를 가리키고 있다. 청운봉 정상에서 길은 두 갈래로 갈린다. 흥국사 위쪽 박달재를 거쳐 삼악산에 이르기까지 경관이 빼어나 발걸음이 느릴 수밖에 없는 바위 절벽 능선길을 통해 삼악산으로 갈 수 있고, 아니면 남쪽 비탈길을 타고 궁궐터를 거쳐 등선봉(636m)을 넘은 뒤 오금이 저린 암릉 코스를 거쳐 강촌 다리로 이어지는 육교로 내려갈 수도 있다.

삼악산 주봉 용화봉 정상에서 사방을 둘러보면 춘천이 왜 분지인가를 금방 알게 된다. 그야말로 첩첩산중, 눈 가는 데가 모두 산이지만 그 한가운데 북한강과 소양강 두 물줄기가 의암댐에 의해 호수가 된 춘천 시가지가 별유천지로 떠 있다. 깔닥고개 큰 바위까지 20여 분을 앞둔 하산 길 철계단에서 내려다보는 춘천은 또 다른 모습으로 경이롭다. 삼악산을 내려와 의암호와 만나면 춘천 분지 종주의 화려한 대장정이 끝난다.

 

 

오늘~

그 동안 미뤄 왔던 분지산행을 끝 마칠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구간인 7차 때 명월2리~석파령~청운봉~용화봉~의암댐 코스를 어려운 여건속에서 믿고 함께 동행해 주신 산님들~~

그리고 여러 카폐나 블로그에 산행기를 올려 주셔서 참조할수 있게 해준 모든 산님들~~

특히 최고 블로그의 청랑산행기............. 

간간이~

힘내라고 댓글 달아 주시는 와라바라의 창포님~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인사~~^*^  드립니다. 

 

새해에도 더도덜도 말고 그져~ 맑은 건강 하나 만큼은 꼭 지켜 나가시어~~

산중에서 반가운 인사 서로 나눈다면~

그것 또한 살맛나는 일 아닌가?

생각합니다.

 

원창고개에서 수리봉을 거쳐 대룡산을 가야하는데 원창저수지쪽으로 가서 1시간 알바,

느랏재에서 소양봉가지 전에 신이리로 빠져서 2시간 알바,

세미고개에서 용산2리까지 등로 표시가 없어 두려움에 방향감각 만 믿고 무작정 걸어 갔던 기억............

 

서너 군데에서 홀로 여기저기 헤집고 다녔지만,

이제는 그것도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버립니다.

 

 

   ~~Everybody!! Merry Christmas~~

 

                                                                                                 2009년 12월 26일 토요일

 

 

       산 행 일 지  (97.7km/49h25m)     

 

1)  2009.01.05.월요일.       8.5km/4h30m  소요

    배후령~1.5km~경운산~4.2km~마적산~2.8km~천전리 풀내음

 

2)  2009.08.21.금요일.        19.5km/9h      소요

    배후령~7.8km~수리봉~3.4~세미고개~4km~용산리 뒷산 안내판~1.7km~용산2리 버스 승강장

 

3)  2009.10.30.월요일.        13km/6h30m   소요

    원창고개~2.6km~금병산~4.65km~모리정미소 들머리~2.7km~드름산~3.04km~의암댐

 

4)  2009.12.04.금요일.        15km/8h         소요

    거두리~1.8km~샘터~0.7km~명봉~2.5km~느랏재 들*날머리 임도~1.6km~세월교8.3km안내판~8.3km~세월교

 

5)  2009.12.12.토요일.        14.1km/5h35m 소요

    거두리~1.8km~샘터~3.1km~대룡산~5km~군부대4거리~1.4km~수리봉~2.8km~원창고개

 

6)  2009.12.24.목요일.        16km/8h10m   소요

    명월2리~2.5km~작은촉대봉~0.9km~계관산~4km~북배산~2.6km~가덕산~2.5km~삿갓봉~2.5km~입산금지초소~1km의암댐

 

7)  2009.12.26.토요일.        11.6km/7h40m   소요

    명월2리~1.7km~방화선산불감시초소임도~0.4km~임도 교차로~4.2km~석파령~2.8km~용화봉~2.5km~정양사*의암교

 

출처 : 산과 들, 여행 그리고 음악
글쓴이 : 온리하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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