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3.1절, 이 곳 북한산을 혼자 조용히 걸어 봤습니다.
불광매표소에서 향로봉를 지나고, 비봉, 사모바위, 청수동암문-대남문-대성문-보국문을 거쳐
대동문으로 나와서 진달래능선을 거쳐서 우이동으로 하산했습니다.
눈 내리는 북한산에서 겨울이 가고 새 봄이 오는 느낌을 맡아보려 했지만 봄 내음은 조금 더 시간이 지나야 할 것 같습니다^^
지하철3호선 연신내역에서 하차합니다.
눈 발은 계속 날리고 있어, 배낭에 커버를 씌우고 스틱을 꺼내 조립합니다.
젖지 않으려 새로 마련한 아크. 고어도 시착해 봅니다.
우산도 꺼집어 냅니다.
일단은 아이젠은 하지 않고 올라 갈 때 까지 뻗쳐 보기로 합니다.
불광매표소 앞입니다.
그리 많은 산객들은 아니지만 일부가 그 모습들을 보여 줍니다.
삼일절에 북한산을 흰 눈을 덮어 줍니다^^
경칩도 머잖았는데~~
아마 올 겨울의 마지막 눈산행이 될지 모르겠다는 가벼운 설렘도 함께 느낍니다.
혼자 하는 산행도 참 그 맛이 그윽 합니다~~
카드나 연하장에 등장하는 그림의 연속입니다~~
그저 황홀하기만 합니다^^
이 곳으로 오르는 길은 남향이 아닌 북사면이 많아 눈은 잘 녹지 않고 쌓이기 아주 좋은 환경입니다^^
점입가경^^
갈 수록 너무 멋있습니다.
혼자 호사를 누리네여^^
소나무 이파리 속에 떨어진 눈이 그대로 쌓여 있네여^^
눈에 쌓여 미끄러운 바위가 많습니다.
한 발 한 발을 아주 조심스럽게 홀더를 찾아가며 발을 떼어야 합니다.
아이젠은 결국 향로봉 근처에서 꺼집어 냅니다.
고도가 높아질 수록 경사면과 쌓인 눈들이 많아 만약의 사태를 대비, 안전모드로 전환했습니다^^
계속되는 눈 그림^^
약간은 지루한 그림이 이어집니다~~
칼바람을 잘 보여주고 있죠?
삼월 초하루지만, 바람음 아주 맵습니다, 이 곳 향로봉 북사면 쪽은~~
향로봉 못미친 어느 봉우리 입니다.
산객들이 안전한 루트를 찾느라 그 흔적들을 어지러이 남겨 두었네여~~
향로봉 우회길로 나왔습니다.
비봉주능선에 드뎌 올라 탑니다^^
칼바람이 만든 그 흔적~~
비봉 우회길 입니다^^
사모바위입니다.
근처에는 날씨가 비록 흐리고 눈발이 날려도 삼삼오오 산객들이 모여서 쪼그리고 앉아 막걸리와 식사를 합니다^^
허이구, 추버라~
배는 고프지만 그냥 갈 길을 재촉합니다.
차라리 굶으면 굶었지....
이렇게 추운데, 혼자 청승(?)맞게 뭘 먹겠다고~~ 허기 질 때까지 일단은 버텨 봅니다.
가지에 쌓인 눈들이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해서 결정체가 자꾸 커져 갑니다.
무게가 점점 더 나가게 되면 커다란 소나무가지도 마구 부러 집니다.
승가사 위, 승가봉(?) 지점입니다.
비봉능선상에서 제일 붐비는 지역 중 한 군데 입니다^^
통천문 지나서 내려가는 지점입니다^^
안전하게 붙잡고 내려가는 게 상책이죠, 이런 상황에선~~
조심 조심 거의 낮은 포복 자세(?)로 내려 왔습니다^^
문수봉으로는 아예 엄두를 못내고, 훨 씬 힘이드는 계곡으로 해서 청수동 암문을 지납니다^^
추운데 성루에서 일부 산객들이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저도 배가 고파 할 수 없이 이 곳에서 가볍게 허기를 채웁니다.
찹쌀 떡 두 개로 해결 합니다^^
눈에 쌓였다가 얼음이 되었다가를 반복하여 부러지기 일보직전의 가지 모습입니다^^
인증 샷 한 방 남깁니다 ㅎㅎ
대성문도 지나고~~
대남문에서 대성문, 보국문까지는 산성 길 따라 가지 않고 옆 사면 길을 따라 갑니다.
눈 구경하기에는 옆 사면길이 훨 씬 더 운치가 있기 때문이죠~~
보국문위에 고드름이 주렁 주렁 맺혀 있습니다.
이 곳에서 오늘 북한산 12성문 종주 하겠다고 저와 산행약속을 취소한 안선배를 만납니다^^
6개 성문만 마치고 결혼식 간다면서 이 곳 보국문으로 하산하네여~~ㅎㅎ
오늘 같은 날, 12성문은 너무 힘들텐데 ㅎㅎ
6개도 제대로 했다면(의상봉넘고, 가사당암문-부왕동암문-청수동암문-대남-대성-보국문까지?)
그것만 해도 상당할 텐데~~
웬 결혼식? ㅋㅋ
보국문에서 대동문까지는 길도 별로 험하지 않고 풍광이 너무 기가 막힙니다.
거의 환상입니다^^
칼바위능선 쪽은 날이 흐려 자태가 희미하게 보입니다만,
가가운 곳의 흰 옷 입은 소나무의 모습이란 정말 감탄의 신음소리만 지르게 합니다^^
이런 건 또 어떻구요^^
낭만모드 그 자체입니다^^
이건 또 무슨 조화?
우와아~~
칼바위능선입니다^^
드뎌 대동문이 나오므로 산성 길 산책은 이것으로 끝내고,
약3K(?) 정도 이어지는 진달래능선의 맛을 즐기기 위해 대동문을 빠져나갑니다^^
이 곳 밧줄구간만 지나면 위험한 곳은 전혀없이 좌우로 펼쳐지는 전망을 즐기기 아주 좋습니다.
(사실 이 곳 구간도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우로는 동부 서울의 아파트 촌을 비롯한 모습이 이어지고,
좌로는 백운, 인수, 만경대가 그 웅장한 자태를 뽑내는 경관을 즐길 수 있는 기막힌 능선로 입니다^^
이리하여 능선 길 제일 마지막에는 북한산 둘레길을 이 번에는 접했습니다.
지난 번에느 같은 코스로 와서 고향산천 옆으로 하산해서 우이동 버스종점에서 109번을 타고,
경복궁에서 하차하여 안국역에서 지하철3호선을 타고 일산으로 온 바 있습니다.
버스타기 전, 가볍게 식사를 하고 오늘 산행을 마감합니다.
서에서 동으로 이어지는 일자코스 산행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오기가 약간 번거롭지만, 산이 있어서 행복한 하루 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