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7일(토)은 전국에 걸쳐서 장맛비가 온 종일 쉴 새 없이 내립니다.
지리산 종주를 하려던 안 선배가 호우경보로 지리산 출입이 금지 됨에 따라 강촌에 있는 점봉산과 봉화산을 연계해서
산행하자는 제의를 해 옵니다.
전국이 집중호우 중 인데도 산에 가자는 선배나 흔쾌히 OK한 저나 모두 제 정신은 아닌가 봅니다.
아니나 다를까 새벽에 비오는 소리에 잠을 깹니다.
소나기가 좌악 좌악 오는 중에도 주섬주섬 장비를 챙겨 집을 나섭니다.
가까운 작은 산(?)이니 비 오면 걸거적 거린다고 배낭 대신 힙색을 차고 고어상의 한벌과
일회용\1,000짜리 비닐 비옷하나, 우산하나로 비에 대비하고 음료 한 통만 가지고 집을 나섭니다.
점심은 도저히 산에서는 궁뎅이를 땅에 부칠 수없으리라 보고 빵이나 하나 사서 가기로 합니다.
안선배와 청량리 역에서 강촌가는 9시30분 열차 티켓을 끊습니다. 입석 밖에는 없네여^^
청평 댐이 보이고 밖에는 계속 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비오면 시원 할테고 사람없어 조용해 좋을테고 하며 서로 위로하며 사기를 업 시켜 줍니다 ㅋㅋ
1시간 40여 분 걸려 강촌역에 도착하고, 안 선배는 비 옷으로 무장하고 저는 고어상의에 우산을 쓰고 갑니다.
강촌역!! 새삼 과거의 추억으로 돌아 갑니다.
대학 때 이 곳에서 추억거리 하나 없는 사람 누가 있겠습니까^^
벌써 한 세대 전의 얘기거리를 간직한 채, 강촌역은 당시의 모습은 바뀌었지만 그대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네여
구곡 폭포 가는 방향으로 강촌 유스호스텔을 지나 그네집 오른 편으로 들머리를 삼아 산행을 시작 합니다.
비가 많이 오고 해서 강선봉은 전망도 볼 수없으니 건너 뛰고 바로 검봉산으로 오르자고 오늘이 리더인 안선배가 안내 합니다.
검봉산 정상에 개략도가 있네여^^ 그야말로 개략도 인지라 방향표시가 없어 나 중에 알바를 좀 했슴다.
중간에 있는 다른 개략도는 위치를 꺼꾸로 그려 놓은 것도 있어서 어느 안내판이 방향이 맞는지 알 수가 없더라구여^^
별도로 지도를 준비해 가지 않아 봉화산 감마봉 못미친 지점에서 30~40여 분 알바를 했슴다.
어느 쪽이 북 쪽인지 안내판마다 다르니 ...
제 카메라는 생활방수도 안되어 산행 중 몇 컷 밖에는 찍지를 못해서리~~`
봉화산 하산 후 구곡폭포 쪽으로 나왔습니다.
겨울이 이 곳은 더 유명하죠?
전국에 있는 빙벽매니어들이 다 모여 구곡폭포의 빙벽등반을 하고 심심찮게 뉴스에 자주 나오는 곳이죠.
입장료로 \1,000씩 내라기에 안보고 말지 하며 돌아 섭니다.
이 곳 세면대에서 우중에 머리 감고 안선배와 젖은 옷을 벋고 서로 등목을 시켜 줍니다.
집에 올 때 열차내에서 쉰 냄새(?)를 조금이라도 줄여 민폐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확 트인 장소에서
사정없이 웃도리 벋고 등목이라니 ㅋㅋ 그 것도 비 쏟아지는 중에~~
이 곳 한적한 도로에는 심심찮게 청춘남녀들이 뒤에 커플을 싣고 4륜바이크를 이용, 신나게 달려대고 있습니다.
안 선배랑 나중에 동부인해서 우리도4륜바이크 함타자고 얘기하며 웃습니다.
암튼 싱그런 젊음이 보기 좋았습니다.
이 곳은 거의가 춘천막국수와 춘천닭갈비 음식점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언제 다시 올 지 모를 뜨네기들만 상대하는 유원지 음식점의 특성으로 정말 맛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배가 고파서 그나마 .. 막걸리 두 명이서 세 통 비우고 역으로 향했습니다.
강촌역 앞 북한강은 물이 잔뜩 불었고 물안개도 많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돌아 올 때 까지도 비는 계속 내리고... 옷은 대충 말라 가는데 양말과 신발은 질퍽 질퍽 하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물 속이라 발은 퉁 퉁 불었고^
청량리 역에서 하차하여 수 십년 역사를 자랑하는 청량리옥에서 설렁탕 한 그릇 씩 했습니다.
밤 새 시달린 그녀들의 애환과 전방으로 귀대하는 군인들과 오가는 행락객의 허기를 수십년 간 달래다 보니,
그 맛은 정말 일품이었슴다. 온 갖 애환과 구박과 염려를 담아 끓여 댔기에~~
맛을 아는 식도락의 수첩에는 청량리 하면 이 집이 입력되어 있다고 하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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